'총체적 난국'에 빠진 축구대표팀…모로코에 1-3 완패

'총체적 난국'에 빠진 축구대표팀…모로코에 1-3 완패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0.11 07:56
  • 수정 2017.10.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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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슈팅장면. <제공=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의 슈팅장면. <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유럽 리그 진출 선수들을 주축으로 유럽 원정 2연전에 나선 대표팀이 FIFA 랭킹 56위인 아프리카의 모로코에 무릎을 꿇었다.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느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모로코에 1-3으로 졌다.

후반 초반까지 연달아 세 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이 페널티킥 만회골을 넣었으나 더 이상 따라붙지 못했다. 지난 7일 러시아에 2-4로 패한 대표팀은 유럽 원정 2연전을 모두 패배했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전과 마찬가지로 변형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원 해외파를 선발하느라 측면 수비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 감독은 플랜 B인 스리백을 두 경기 연속 실험했다. 멤버는 손흥민, 이청용, 장현수만 러시아전과 같았고 나머지 8명이 바뀌었다.

지동원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 남태희가 좌우 측면을 맡았다. 중원에는 임창우-김보경-기성용-이청용이 포진했다. 수비진은 김기희-장현수-송주훈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김진현이 지켰다.

기성용은 무릎 수술 이후 처음으로 A매치 선발 출전했다. 미드필더 이청용은 두 경기 연속 낯선 포지션인 윙백으로 기용됐고, 장현수는 공격시 위로 올라서 볼배급에 관여하는 포어 리베로로 활약했다.

한국은 처음 손발을 맞춘 수비진이 낯선 전술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전반 10분 만에 모로코의 우사마 탄난에게 연달아 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 골 모두 수비 실수로 내줬다. 첫 골은 수비진이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간을 내줬고, 두 번째 골은 김기희의 클리어 미스로부터 비롯됐다.

모로코의 득점 장면. <제공=대한축구협회>
모로코의 득점 장면. <제공=대한축구협회>

두 골을 내준 한국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급격히 흔들렸다. 결정적인 추가 실점 위기를 두세 차례 더 내주자 신태용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전반 30분이 되기도 전에 선수 3명을 교체했다. 남태희 대신 권창훈, 김보경 대신 구자철, 김기희 대신 정우영이 들어왔다. 이와 동시에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며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친선경기가 A매치로 인정되려면 선수교체는 6명까지 가능하다.

익숙한 전술로 돌아오자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했다. 전반 31분 권창훈이 문전 왼쪽에서 시도한 왼발슛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위협적이었다. 전반 41분 손흥민이 아크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은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렸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신 감독은 지동원 대신 황일수를 투입하며 다시 한번 변화를 꾀했다. 지동원이 빠진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는 손흥민이 위치했다. 그러나 변화가 효과를 발휘하기도 전에 추가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후반 2분 이스마일 엘 하다드가 시도한 왼발슛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초반 소나기 슈팅을 시도했으나 만회골을 얻지 못했다. 권창훈의 왼발슛은 골대를 맞고 나갔고, 손흥민의 오른발 슛은 골키퍼가 쳐냈다. 후반 8분 권창훈 대신 교체 투입된 황의조는 투입되자마자 볼을 받아 슈팅했으나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한국의 첫 골은 후반 21분 손흥민의 발에서 터졌다. 구자철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챈 뒤 돌파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10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A매치 8경기 무득점에 그쳤던 손흥민은 9경기 만에 득점포를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상대 골문을 추가로 여는데 실패하며 경기를 마쳤다.

모로코전을 마친 후 신태용 감독은 "냉정하게 따지면 오늘 경기는 반성해야 한다. 선수들이 이 정도로 몸이 무겁고 경기력이 떨어지는 건 말이 안된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경기력이 이렇게 떨어져 있을 줄 몰랐다. 러시아전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선수들의 몸도 피곤했다. 그래서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평가전의 의미를 살리려고 했는데 경기력이 너무 떨어진 모습에 나도 놀랐다. 빨리 분위기 전환을 하기 위해 전반에 세 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러시아와 모로코전을 통해 선수들을 많이 파악했다. 나에게는 약이 됐다. 스코어와 경기 내용 면에서 참패를 인정한다. 그러나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려선 안된다"며 다음 경기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오는 11월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12월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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