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스포츠의 힘"…아이슬란드 월드컵 무대 밟는다

"생활스포츠의 힘"…아이슬란드 월드컵 무대 밟는다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0.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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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아이슬란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출처=pri.com 홈페이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아이슬란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출처=pri.com 홈페이지>

총인구 33만, 국제축구연맹 랭킹 112위인 아이슬란드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해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 도봉구의 인구 35만명보다 적은 아이슬란드는 10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I조 코소보와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로 종합전적 7승 1무 2패 승점 22점를 기록한 아이슬란드는 승점 20점의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를 확정해 월드컵 무대에 처음 등장한다. 

'얼음과 화산의 나라'로 알려진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80%가 빙하와 용암지대로 자연환경이 척박한 나라다. 총인구도 서울시 도봉구의 35만보다 적은 33만에 불과한 소국으로 자국 프로축구 리그가 없고 7년 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2위에 불과했다.

현지 언론의 리뷰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청소년들의 약물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고, 흡연율 역시 유럽 내 최고 수준이었다.

이런 아이슬란드가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을 연달아 격파하고 본선에 등장한 것은 '생활스포츠'를 활성화한 국가 차원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부터 동네마다 스포츠센터와 체육관을 짓고 청소년에게 체육 활동을 권장하는 등 국가 차원의 사회 복지 사업을 펼쳤다. 

학교와 각 가정에는 스포츠 활동 지원책을 마련해 청소년들의 이탈을 줄여나갔고 그 결과 청소년들의 약물 남용, 흡연율, 알코올 중독률 등이 감소했다. 

대신 청소년 스포츠 인구가 대폭 늘면서 전 국민적으로 생활체육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기초을 다진 아이슬란드는 엘리트 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빅스포츠'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 무대에서는 16강에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가 국제무대에서 깜짝 성적을 낸 건 축구뿐만이 아니다.

핸드볼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농구는 2017유로 바스켓 대회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특히 이번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은 축구팀의 면면을 보면 생활스포츠의 결정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감독은 치과의사 출신인 헤이미르 할그림손이며, 골키퍼 역시 영화감독 출신의 하네스 할도르손(32) 등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엘리프 스포츠의 코스를 밟지 않고 생활체육에서 기초체력을 다진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현지 언론인 아이슬란드 리뷰는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엘리트 스포츠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에도 직업을 다시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인구가 적은 아이슬란드에서 엘리트 스포츠가 활성화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국가가 주도한 사회 시스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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