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오히려 독"…지자체 체육시설 중금속 발암물질 ‘범벅’

"운동이 오히려 독"…지자체 체육시설 중금속 발암물질 ‘범벅’

  • 기자명 정유진 기자
  • 입력 2017.09.28 12:16
  • 수정 2017.11.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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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체육시설 유해성 조사<연합뉴스>
공공체육시설 유해성 조사<연합뉴스>

건강을 지키려고 지방자치단체 체육시설을 찾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의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운동장과 체육관 10곳 중 6곳에서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 체육시설의 경우 법정 허용기준치의 400배가 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돼 시설 개설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지자체 공공체육시설 유해성 점검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검사결과 17개 시·도와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운동장과 체육관 등이 중금속과 발암물질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는 수년 전부터 우레탄과 인조잔디 중금속 오염이 사회문제가 되자 정확한 실태 조사를 거쳐 대책을 세우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증기관에 의뢰하여 실시됐다.

지자체 체육시설에 설치된 우레탄트랙의 경우 조사대상 1332개 중 63%인 835개에서 KS(한국산업표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심지어 법적 허용기준치의 400배가 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운동장과 체육관도 있다.

구체적으로 대전(87%), 울산(85%), 강원(77%), 전북(76%), 대구(69%), 경기(67%), 전남(67%), 서울(66%), 인천(66%) 순으로 오염 시설 비율이 높았다. 광주(25%)를 제외한 16개 시·도 전체가 절반 이상의 오염도를 기록했다.

충북 청주시 청주체육관 농구장에서 검출된 납 함유량은 38800mg/kg으로 허용 기준치 90mg/kg의 무려 431배에 달했다. 경기도 고양시 하늘 공원에 있는 야외배드민턴장과 다목적운동장도 각각 허용치의 356배(32000mg/kg), 278배(25000mg/kg)가 검출됐다.

전북 전주소규모체육관 트랙에서는 카드뮴이 허용 기준치의 478배(23933mg/kg), 군산시 월명 야외농구장 에서는 6가크롬(812mg/kg) ,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육상트랙에서는 수은(194mg/kg)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이와 같은 중금속들은 중독증상과 몸에 이상을 줄 수 있으며 중금속 중독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의원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조잔디는 조사대상 933개 운동장 가운데 55%인 512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15%인 136곳에서는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나왔다. 안전기준을 초과한 136개 운동장의 경우 파일시료에서는 중금속 성분이, 충전재 시료에서는 중금속과 PAHs 성분이 주로 검출됐다.

시·도별로는 울산(88%), 부산(76%), 대전(75%), 제주(72%) 등 12개 시도에서 분석 대상의 절반 이상의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제주(44%), 충남(22%), 서울․전북(21%), 대구(20%) 등 5개 시도에서는 20% 이상의 운동장에서 허용 기준치가 넘는 중금속 및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허용치 초과 유해물질이 검출된 운동장이 없는 시도는 광주, 세종, 충북의 3곳에 그쳤다.

경기도 김포시 개곡리 게이트볼장의 경우 납 성분이 8765mg/kg으로 허용 기준의 97배에 달했다. 개곡리 게이트볼장 등 납 성분이 허용치를 초과한 곳은 120곳이다.

64개 운동장에서는 납과 함께 대표적인 중금속 6가크롬(Cr6+)이 허용기준치를 넘었다. 경남 창원시 석동 게이트볼장에서 검출된 6가크롬은 허용치의 28배(709mg/kg)를 기록했다.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합계가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17개로 나타났다.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축구공원은 PAHs 합계가 허용 기준치 8배(82.25mg.kg)에 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들 운동장을 모두 개·보수하는데 약 320 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지자체에 사업비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시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을 돌보려 공공 체육시설을 찾았다가 중금속과 발암물질에 오염된 우레탄트랙과 인조잔디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시설별로 오염정도를 정확히 알리고 개보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여 안전하고 쾌적한 공공 체육시설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시도별 지자체 우레탄트랙 유해성 조사 결과

■ 시도별 자자체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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