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은퇴, 두산 1차 지명 투수 잔혹사

노경은 은퇴, 두산 1차 지명 투수 잔혹사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6.05.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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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황에 거취 고민, 결국 전격 은퇴
김명제-임태훈 이어 씁쓸한 사례로 남아

[OSEN=김태우 기자] 한때 두산 마운드의 토종 핵심이었던 노경은(32·두산)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팀 1차 지명 투수가 한 명 더 팀을 떠났다.

두산은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노경은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 노경은은 지난 4월 22일 2군행 통보를 받은 뒤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이 몇 차례 면담 및 통화에서 만류했지만 노경은의 의사가 워낙 확고했다는 설명이다.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었고 결국 10일 최종적으로 임의탈퇴 처분을 내렸다.

여러 소문이 무성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은 노경은이 전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맺고 끊음이 확실한 성격인 노경은은 최근 성적 부진과 자신의 처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경은이 향후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어쨌든 최소 1년은 프로야구에 복귀할 수 없다.

노경은은 성남고를 졸업하고 두산의 2003년 1차 지명을 받았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 자원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빛을 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노경은이라는 이름이 팬들에게 깊게 각인된 것은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이자 개인 한 시즌 최다승(12승)를 거둔 2012년이었으니 인고의 시간이 꽤 길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완전히 만개하지는 못한 채 유니폼을 벗는 것을 선택했다.

두산의 1차 지명 투수 잔혹사도 이어졌다. 서울이라는 든든한 배후를 등에 업은 두산은 21세기 들어 매년 1차 지명에서 고교 최대어급 선수들을 지명해왔다. 계약금 규모도 꽤 컸다. 한때는 야수보다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지명하는 흐름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야구계를 떠난 선수들도 있고, 아직 피어나지 못한 채 미래를 도모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2005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명제는 비운의 선수로 남았다. 당시 두산과 LG의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 끝에 계약금 6억 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한 김명제는 향후 두산 마운드를 이끌어 갈 확실한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시즌인 2005년 7승, 2008년에는 7승3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허벅지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1승에 그쳤고 설상가상으로 2009년 말에는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상을 입으며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팬들과 구단에는 가장 아쉬운 선수로 남아있다.

2006년 1차 지명자인 남윤성은 해외 진출을 선택해 두산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명의 1차 지명자를 선발할 수 있었던 2007년에는 장충고 이용찬, 서울고 임태훈을 지명하며 기대에 부풀었다. 실제 두 선수는 두산 마운드의 중추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임태훈은 2011년 이후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고전하기 시작했고 결국 2015년 6월 자신의 요청으로 임의탈퇴 처리됐다. 역시 은퇴 수순이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9년 초고교급 대어로 큰 각광을 받았던 덕수고 출신 성영훈은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부상과 싸우고 있다. 고교 시절 독보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그 대가로 너무 많은 공을 던진 후유증이었다. 물론 아직 젊은 나이라 재기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2010년 15경기 출전 이후 1군 출전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올해도 아직 투구 기록은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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