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륭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교리와 관련하여, 그의 책 81쪽에 다음과 같이 썼다.“예수가 참으로 여호와 당자인가, 또는 그의 아들인가 아닌가와도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으면 싶은 바, 좀 이상스러운 말로, 영매접신을 통하여서라도, 한 인간의 정신이, 신 자신으로까지 고양될 수는 있다는 것은 괄목할 가치가 있습니다”신비주의에서 접신을 통해 한 인간이 신과 하나가 되는 일체감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영적인 경지이다. 그것은 그 인간에게 신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불타고 있기에 가
[데일리스포츠한국] ‘신가물’은 신명(神明)이 센 집안 출신이거나, 신령을 모셨던 집안의 뿌리(신부리: 영적인 내력)가 있거나, 신의 기운을 남달리 많이 받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신가물로 선택된다는 것은 신령에 의해 태어날 때부터 신의 제자로 점지된 몸체를 가졌다는 뜻이다. 이는 신가물에 해당하는 자가 “신에게 묶여 있고, 감겨 있으며, 얽혀”있어 평생 신령을 모시며 무업(巫業)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그가 신을 받아 모시기 전까지 신가물인 사람과 그의 집안에는 갖가지 우환과 질고가 끊이지 않는다.오선
[데일리스포츠한국] 한국의 샤머니즘에서 무당 후보자가 신내림굿을 받기 전, 그리고 신내림을 받고 무당으로 성무하는 과정에서도 새 신명을 모실 때마다, 혹은 ‘신의 벌전’ 등과 같이 영적인 수난을 동반하는 현상이 있다. ‘신병’과 ‘신가물’이 그것이다. 이것은 꼭 무당의 육체적인 질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의 고난을 총칭하는 의미의 용어로 사용된다.신령을 모셔야 할 소양과 운명을 지닌 무당 후보자(신가물)에게 신이 들리(지피)면 전조 현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신병이 나타난다. 무당 후보자는 그를 선택한 신령의 성향
TV로 운동경기를 관람할 때, 응원하는 대상이 잘하거나 승리하면 자신도 모르게 손뼉을 친다.좋은 일이 생겨서, 기쁜 감정을 표현할 때에도 어김없이 손뼉을 친다.손뼉을 치는 것은 우리의 본능적인 행동으로서 우리와 인체 구조가 유사한 원숭이나 고릴라, 침팬지도 기쁠 때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손뼉을 친다.손뼉은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는 몸짓이면서 한편으론 우리들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손바닥에는 교감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어서 무척 예민한 기관이며 이 부분을 자극하면 우리의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고 기 순환도 좋아져 건강해진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륭의 책 74쪽에는 “악에 오염당한 것은 신 쪽이었으며, 욥은 아니었던 것”이라고 쓰여 있다. 나아가 박상륭은 주인공의 입을 빌어 “사탄에 들린 자는 욥이 아니라 여호와였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욥의 변론을 통해, 그리하여 학대당하기 시작하는 것은 신이며, 이 학대는 종내 신까지도 죽음에 이르는 병독”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칼 융(Carl Jung)은 그의 저서 곳곳에 구약 성서의 욥과 관련된 글을 썼다. 융은 그의 글에 “모순에 가득한 야훼의 상”을 묘사
[데일리스포츠한국] 구약성서 욥기 1장 1절에는 다음과 같이 욥의 독실한 신심에 관해 기록되어 있다.“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마태복음 19:23-24에 쓰여 있는 것 같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 욥은 충직하고 야훼를 경배하는 신심을 가진 종이면서도 다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욥기 1장 3절에는 그의 소유물로 “양이 칠천 마리요, 낙타가 삼천 마리요, 소가 오백 겨리요, 암나귀가 오백 마리이며, 종도 많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73쪽에서 연금술로 금을 제조하는 업자들이 실험실에서 사용했던 촉매인 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은 “몸과 정신과 영혼의 삼위일체라는 견지에서, 몸이 독이라고 믿으며, 몸의 죽음에 의해서라야만 영혼과 정신의 해방, 또는 부활이 가능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연금술사들은 물질을 통해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구도자들이었다. 그들은 고대의 인간이라는 소우주와 대우주는 본질적으로 구조가 같다는 철학적 세계관을 갖고 있었고, 만물이 서로 긴밀한 유대관계 속에 존재한다고
[데일리스포츠한국] 69쪽에서 주인공은 장로의 손녀에게 요한계시록 6장 1절에서부터 8절 까지를 읽어 달라고 했다. 인용한 부분은 박상륭이 주인공의 입을 빌어 ‘일곱 봉인에 담긴 심판’에 나오는 여러 색깔의 말(馬)을 탄 기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그 때에 내가 들으니 네 생물 중에 하나가 우렛소리 같이 말하되 오라 하기로, 내가 이에 보니 흰 말이 있는데 그 탄 자가 활을 가졌고 면류관을 받고 나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 하더라. 둘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들으니 둘째 생물이 말하되 오라 하더니, 이에 붉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륭은 45쪽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어 “여호아와 예수는 동일신”이라고 전제하고, “이 문제는 곧장 삼위일체의 문제를 고려케 한다.”고 썼다. 이어 그는 두 가지 특성으로 삼위일체를 규정했는데, 그 하나가 ‘현현(顯現) 삼위일체’요, 다른 하나는 ‘본질적 삼위일체’다. 현현 삼위일체는 “여호아가 셋의 모습으로 역사에 군림한 것”이고, 본질적 삼위일체는 신은 하나이면서 세 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박상륭은 ‘여호아와 예수는 동일신’이라는 것을 논증하려고 몇 개의 성서 기록을 인
[데일리스포츠한국] 야훼는 양기와 양령, 성령과 양신의 대명사인 영체(靈體)이다. ‘고독한 양력(陽力)’인 야훼는 홀로 기능할 수 없는 남성적 에너지의 근원적 상징이다.그는 ‘인육(人肉)을 획득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자궁(영원한 모성)을 필요로 했다. 이것은 남성적 영혼인 아니무스(Animus)가 소피아와 동정녀 마리아로 대표되는 여성적인 영혼인 아니마(Anima)와의 영적인 결합을 의미한다.박상륭의 표현을 빌자면,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결합은 “동정녀에게 아무 상처를 입히지 않고라도, 그녀의 태속으로 섭리해드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륭은 주인공이 장로 댁 집회의 강연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라고 기록되어 있는 창세기 2;4절(, 37쪽)과 소피아에 관한 성서의 잠언 8:22절-31절(43쪽-44쪽)을 인용했다.“(그가) 그 조화(造化)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지혜)를 가지셨으며, 만세 전부터, 상고(上古)로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중략)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장로 댁 집회에서 강연할 때 잠시 선악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박상륭의 30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아담이란 그리고 사람이란 뜻이라고 하니, 사람이야말로 그 가장 비극적인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 비극은 그리고 저 실과 맛으로 하여, 사람의 눈이 밝아져, 신처럼 되어졌던 그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박상륭은 주인공의 입을 빌어 아담이 선악과를 취함으로써 자기의 필멸성과, 생명의 한계”를 깨달았고, 이로 인해 그가 ‘정신적으로 고양’됨에 따라 죽음에 대한 공
[데일리스포츠한국] 촛불중은 침묵하며 한참이나 석등을 바라보다가 주인공에게 다시 “아시겠지만입지 소승은, 오늘 밤 중으로 말입지, 안개비와 수도부들의 고장으로 떠나게 되었습지. 읍엘 오면 말입지, 언제나 돌아가기가 싫습지. 스님도 마찬가지겠습지. 그러나 돌아갈 곳이란 거기밖에는 없으니 말입지, 소승은 늘 돌아가곤 했습지”라고 말했다.그가 대꾸 없이 묵묵히 촛불중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촛불중은 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갔다.“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입습지, 소승 자유 의사로 돌아가는 길도 아닙지. 어떤 종류로든, 스님도 머
[데일리스포츠한국] 촛불중은 주인공에게 “그래서입지, 스님께서는 피로를 좀 푸셨는가 말입습지?”하고 물었다. 그는 촛불중에게 “대게 그렇게 믿어집니다. 허나 뜻밖에 이런 데서 만나뵈니 반갑쇠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장로 댁에서 머문 날부터 꼬박 하룻밤, 한 나절하고, 한 나절의 반을 더 잤다.촛불중은 다시 그에게 “유리에서입지, 산다는 일은 피곤합지. 때로 피로를 푸는 게 좋겠습지. 헌데입습지, 고기 낚기는 말입지, 어떻게 잘되셨나입습지”하고 물었다. 촛불중의 이 질문은 그가 애써 억눌렀던 아픈 기억을 상기시켰고, 순간적인 고통이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온 사방에 널린 게 풀이다.우리가 잡초라 부르는 풀들도 하나 하나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많은 풀들의 이름을 일일이 알기 어려워서 뭉뚱그려 그냥 ‘풀’이라 부른다.그 풀 중에서 약효가 알려진 쇠뜨기 민들레 쑥 등 극히 일부의 풀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옛부터 논이나 밭에 나는 잡초는 거름기를 뺏어 먹어 곡식이나 채소의 성장을 저해하고 소출이 적어진다고 해서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풀을 멨다. 성경에서도 죄를 짓고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애써서 잡초를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장로 댁에서 그의 손녀딸로부터 그 때 지금 헐어내고 있는 교회당의 내력을 듣게 되었다.그 교회당은 일차적인 신도의 확보도 없이, 장로의 선친께서 사재로 먼저 지어 놓고, 그런 뒤 목사를 모셔 전도하기 시작했었으나 뜻대로 되질 못했다.장로가 사는 곳은 타 종단의 승려들이 은둔처를 찾거나, 스스로 파계 환속한 사람들이 모여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이 곳은 무신앙과도 살지를 못하지만, 어떤 종교와도 또 살지를 못하는 사람들의 마을이었다.장로의 부친은 그동안 외지를 떠돌다가 방황하는 영혼을 안온히 감싸줄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장로의 후의로 유리로 들어온 지 제 16일 째가 되는 날부터 그의 집에 유숙하게 되었다. 장로의 집에 머물게 된 첫날 그는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아주 오래오래 자고 일어났다. 다시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마치 신선주 잘못 얻어마시고 잠든 나뭇꾼만큼이나 오래 잠을 잔 것만 같았다. 이 기분은 백 년 동안 고독했던 그의 몸 위에 세월의 낙엽이 덮여 썩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도, 마치 긴 겨울잠을 자다가 봄날 햇볕에 눈 뜨고 흙 밑에서 나온 구렁이나 두꺼비가 느끼는 약간은 ‘어릿두군’한 청량감이었다.그는 서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읍내 주민들과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대화라기보다는 차라리 집회의 강연이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말이다.고자 음성의 사내는 자신이 감나무 집에 살고 있는데 “해만 질라먼, 요 괴회당 그림재가 살망살망 니리와 각고는 집을 콱 웅키잡아묵어삐리는 것” 같으며, 늘 머리가 아픈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마음속으로 이 사내의 병의 원인이 “고양이라고 풍문으로 전해지고, 실제로는 어떤 그늘뿐인, 그 그늘의 주술에 의해 돋여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어쨌든 들어보시지요. 그래 그림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장로에게 그가 오기 전에 그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마저 끝마치겠다고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것은 ‘세상나무’에 관한 이야기였다.“이 세상 가운데에 큰 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한다오. 일러서 ‘세상나무’라고 한다지. 그래서 이 세상나무를 통해 상제라던둥, 미륵이라던둥, 한울님이라던둥 하는 이들이, 이 세상을 다스리고, 또 원통한 일이 있는 사람들은 그 나무를 올라가 자기의 억울함을 고해바쳤다는 것이오. 나중엔 이런 일은 무당이나, 또는 그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떠맡
[데일리스포츠한국] 그는 마치 고막이 터져 청각을 잃은 듯 웅얼웅얼한 막연한 느낌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을 체념하고 눈을 감았다. 그래도 까무라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호흡에다 기를 모아 마지막까지 정신을 숨통에다 간신히 붙들어 매두었다.소란스런 침묵이 지나고, “끌어 내리도록 하시오!”라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그로부터 스물 너덧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한 스무남은 해나 걸려서 하는 소리였다.말에 타고 있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 사내가 어느 덧 다가와 “대체 당신들이 하고 있는 짓들은 무엇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