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란 단지 공산주의 이념의 소지자를 지칭하는 낱말이 아니었다. 빨갱이란 용어는 도덕적으로 파탄난 비인간적 존재, 짐승만도 못한 존재, 국민과 민족을 배신한 존재를 천하게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는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감수해야만 하는 존재,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존재, 죽음을 당하지만 항변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빨갱이의 탄생’ 저자인 김득중박사의 말이다. 김박사는 여순사건으로 빨갱이가 탄생했다고 본다. 이때부터 빨갱이는 정치적 반대파를 낙인찍는 말로도 사용돼온 것이다.빨갱이는 특정 정치인이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여러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소 생소한 종목이었던 컬링 종목에 출전한 ‘팀킴’의 선전이었다. 비록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하였지만, 국민들은 컬링의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도 자랑스러웠고, ‘팀킴’의 올림픽 출전 전까지의 연습 여정을 들으면서, ‘팀킴’의 은메달 획득에 갈채를 보냈다. 그런데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팀킴’이 제기하였던 컬링 지도자들의 비리가 사실이었음을 확인하였다. 스포츠계의 관행처럼 만연한 폭력 문화가 폭로된 것이 두 달 전이고
100년 전 3월1일 오후2시 29명의 민족대표는 서울 태화관 1실에 모였다. 독립선언서 낭독은 생략한 채 한용운이 간단한 인삿말을 했다. 이어 “독립만세”를 삼창했다. 선언서는 전국 각지에 배포됐다. ‘오등은 자에…’로 시작되는 독립선언서에는 민족대표 33인이 서명했다. 천도교 15인, 기독교 16인, 불교 2인 등으로 구성됐다. 천주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부 인사는 뒷일을 대비해 빠졌다. 선언서를 기초한 최남선은 “학자로 남겠다”며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들까지 합하면 독립선언에 참여한 인사는 49명이다.곧바로
우리는 우리의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성인의 몸은 약 60조에서 많게는 75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정자와 난자 단 두개의 세포로 출발해 60조~75조개의 세포로 분화하고 성장하기까지 우리 몸은 단 1초의 멈춤도 없이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면서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만약에 우리 몸의 세포 한개 가격을 1원으로만 쳐도 한 사람당 약 70조원을 지닌 어마어마한 거부(巨富)인 셈이니 이 얼마나 소중한 생명체인가?또한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약 70조개 중에서 단 1초만에 50만개의 세포가 파괴되고
“아무나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주워온 지식들로 길고 긴 논리를 편다 천직의 고행을 거치지 않고도 많은 목소리들이, 무거운 말들이 도처에 가득하고, 숱하고 낯선 이름들이 글과 사색의 평등을 외치며 진열된다.정성스러운 종이 위에 말없는 장인이 깍은 고결한 활자들이 조심스럽게 찍히던 시대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멀리 떠나 왔는가? 노랗게 바랜 어떤 책장의 첫 장을 넘기고 라고 써놓은 것을 읽
1979년 12월12일, 보안사령관이자 박정희대통령시해사건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환 소장은 자신의 상관이자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대장을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관련자로 체포·구금하고 공백상태였던 국가권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다.단식 농성으로 5·18을 정치쟁점화 성공한 김영삼1980년 5월, 전두환 등 신군부는 학생시위를 핑계로 전국비상계엄을 확대하고 광주에서 학살극을 펼쳤다. 그리고 김대중에게 내란음모죄로 사형 판결을 내리고, 김영삼에게는 강제로 정계은퇴를 발표하게 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투옥되거나 해직됐고, 정치는 정치정화법에
매년 2월이면 세기적인 매혹의 헐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M.M)가 떠오른다. 노마진 모텐슨이란 본명으로 가난한 고아로 태어나 1950년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로 우뚝 선 마릴린 먼로는 이제 전설을 넘어 하나의 신화, 레전드(Legend)로 자리잡았다.팝 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작품으로 시작된 마릴린 먼로 이미지는 시대와 역사를 넘어 불멸의 아이콘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 금발의 머리와 살짝 내리뜬 고혹적인 눈빛, 왼쪽 볼에 찍힌 까만 점, 뇌쇄적인 목소리, 마릴린 먼로는 자신의 이미지와 향기로 짧은 생애
불의한 일을 저질러 놓고 이를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흔히 권력자가 저지른다. 공자는 ‘논어’에서 정치를 맡기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겠다(正名)”고 대답했다.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되는 것(君君, 臣臣, 父父, 子子)”이라고 표현했다. 이름(名)에 부합한 실제(實)가 있어야 비로소 그 이름이 성립한다는 의미이다. 불의한 사태는 ‘불의’라는 이름을, 정의로운 사태에 대해서는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겠다는 뜻이다.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지난주 한 야당 의원들이 주최한 소위 ‘5·18 공청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인 듯하다. 그 하나는 그 공청회에서 제기된 ‘5·18은 폭동’이라는 주장이다. ‘5·18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원천’이고 그것은 절대불변의 성역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되는 셈이다. 다른 하나는 5·18 유공자들의 정체에 대한 의혹제기이다. 거의 4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왜 유공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지 명단을 공개하고 한번 살펴보자는 말이다. 이 주장 또한 “5·18의 진정한 주체 혹은
1980년 ‘5월 광주’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많은 국민은 해마다 5월만 되면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찾아 영령들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영령들의 민주화에 대한 염원은 1987년 6·10시민항쟁의 원천이었다.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화를 이뤄낸 원동력이기도 했다. 2년전 광화문광장을 벌겋게 물들였던 촛불의 물결에도 영령들의 혼이 깃들어 있다. 그런데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사실을 왜곡하고 영령들을 모독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것도 민의의 전당으로 불리는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주도했다니 믿기 어렵다. 아직도 광주학살의 원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에게 주먹질한 사건이 미국 법정에서 56억원짜리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번져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더구나 손해배상 청구대상에 폭행 당사자인 당시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뿐만 아니라 폭력을 방조했다며 예천군의회까지 포함시켜 자칫하다간 재정자립도 12.7%에 불과한 군 예산으로 돈을 물어줄지 모르게 됐다.또 여성 접대부가 있는 유흥업소를 소개해달라고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전국적인 비판이 빗발쳤다. 이처럼 예천군 명예가 크게 실추되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특산품 판매마저 뚝 떨어져 농민들이
“옛날 다방만 눈곱 낀 푸쉬킨과 함께 일없이 늙어 가고 있었다/ 철 늦은 여숙 안에는 인적이 끊겼고/ 방문들도 나처럼 손 등에 때를 끓이며 앉아 있었다/ 오밤중이 깊어도 잠 기미가 엷어서/ 곁눈질로 지나고 왔던 늙은 다방을 떠올려 보았는데/ 밤늦은 다방 안에선 동백꽃이 붉게 피는 레코드판이 돌고 있었다/ 자청해서 영미라던 영미는/ 소태물 같은 쓴 물 한 잔을 직업삼아 따라 놓고/ 영국도 미국도 아닌 남창다방으로 돌아가고/ 나는 배 깔고 엎어져서 옛날 시집 한 페이지 속으로 눈을 얹어 보았다/ 그새 티브이 문학관 닮은 한 장면은 되었
등대는 섬, 곶, 방파제 등에 설치되어 선박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한 지표 역할을 한다. 등대는 바다의 뱃길을 인도하는 항로표지의 일종으로 관리인이 상주하여 근무하는 유인등대와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고 순회 점검하며 관리하는 무인등대로 구분된다.우리나라 연안의 육지와 섬에는 39개의 유인등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해안가 명승지에 위치한다.유인등대는 바다에서 안전 길잡이 역할과 더불어 바다를 알리고 천혜의 풍경을 즐기고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래서 해양수산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법관이 추종해야 할 것은 사적 관계나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공적 가치이다.“ ”판사가 누리는 권위는 독립기관으로서의 권위라고 생각한다. 조직원으로 전락한 판사를 세상은 존경해주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대로, 성운처럼 흩어진 채로 모여 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모든 판사들이 독립기관으로서의 실질을 찾아가길 기원한다.“최근 사표를 낸 이탄희 판사의 글이
2018년 1월 뉴스프로그램인 JTBC에 서지현 검사가 출연하여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한국 내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에 대한 성폭력 피해 사실이 폭로되었고, 유명 정치인의 수행 비서가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발하면서 미투운동은 법조계, 예술계, 정치계 등 전 분야로 확산되었다. 미투 운동의 확산은 그 동안 권력 관계로 인하여 피해 사실을 밝히기 어려웠던 여러 여성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는 지난 해 12월 17일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력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미투운동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은 정치권과 문화계로 확산된 이후 다소 주춤했다. 학교에서 교사들의 성희롱이 불거져 나와 ‘스쿨미투’에 불이 붙었다. 새해 들어서는 심석희 선수의 폭로 이후 스포츠계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기소된 남성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난해 1심에서 안희정씨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지고 여성에게는 가혹한 판결이 내려지면서 성차별 논란도 불이 붙었다. 여성들은 혜화역 시위 등으로 우리사회의 가부장적 질서에 맞섰다.한국사회를 뒤
새해가 되면 평소 운동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던 사람조차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거나 관심을 갖는다. 2019년이 밝아오자 잔뜩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여기 청계산 등반로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자신의 몸조차 돌보기 바쁜 현대사회에서 운동은 참 좋은 건강관리임에는 틀림없다.배고팠던 옛날보다 윤택해진 생활여건 덕분에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산다. 이제 과거처럼 영양이 부족하여 질병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너무 잘 먹어서 걱정인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질병은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으며, 성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겠다고 한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유홍준 광화문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지난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려면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외의 주요기능을 옮겨야 하는데 광화문 인근에서는 이런 부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경호·의전 때문에 새 집무실 어렵다”그는 또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에는 시민들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의 광장 접근성을 떨어뜨릴
지난 연말 영화채널 CGV에서 을 방영해 한때 포털사이트 실검 1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된 적이 있다.흑인 배우 네이트 파커의 감독 데뷔작인 이 영화는 1831년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흑인 반란 사건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네이트 파커는 제작 극본 감독에 주인공 넷 터너역까지 1인 4역을 맡아 더욱 주목을 끌었다.2016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면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 평단과 관객을 모두 사로잡은 작품으로 그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의 오픈시네마로 초청되어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기대를 모은 작품
다시 새해다. 새해는 언제나 우리에게 설레임과 기쁜 희망을 준다. 우리들의 인생이 무언가 새해에는 달라지고 더욱 새로워지고,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리라. 이런 점에서 올해는 특히 ‘하늘’과 ‘우편’이란 언어가 새롭게 떠오른다.새해 들어 그동안 배달돼온 시집들과 책들을 정리했다. 마치 묵은 짐들을 정리하듯이 집과 사무실에 배달돼온 책봉투를 뜯으며 여러 상념들이 떠올랐다.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는 아마추어 시인 작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마치 시란 장르를 가지고 무책임한 언어를 지껄이는가 하면 산문이라는 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