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장은영 기자] 승규의 말에 윤서는 된장을 풀고 건영이는 호박과 두부를 썰었다. 발표할 걱정 때문인지 총각김치를 꺼내는 내 손이 조금 떨렸다.“자, 요리가 끝났으니 각 조 발표자는 앞으로 나와서 자기 조의 요리에 대해 설명을 해보자”1조의 요리는 카레였다. 감자와 양파가 냄비 바닥에 눌러 붙고 탄 게 보였다. 발표하는 아이가 변명을 하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얼굴에서도 땀이 나는 것만 같았다.곁에 앉아 있던 건영이가 내 얼굴을 보더니 뭔가를 내밀었다.“민채야, 이거 내가 아끼는 부엉이인
[데일리스포츠한국 장은영 기자] 결국 윤서는 햄과 라면, 승규는 두부, 건영이는 소고기, 나는 김치를 맡았다.휴대용 가스, 냄비와 그릇 같은 건 우리 조 아이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져오기로 했다.이야기를 마친 우리 조원들이 다른 조는 어떤 요리를 하려는지 기웃거렸지만, 아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우리 조원들도 치사하다며 절대로 가르쳐 주지 말자고 했다.목요일 아침, 우리는 비밀 작전을 하듯 모두 교실 건물 뒤 모퉁이에 모였다. 각자 가지고 온 걸 꺼내는데 윤서가 고개를 푹 숙였다. 승규가 윤서 곁에 바짝 붙어
[데일리스포츠한국 장은영 기자] 수업이 모두 끝난 뒤 선생님이 칠판에 크게 글씨를 썼다.멋대로 요리 경연 대회나는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잠자코 있었다. 여기저기서 그게 뭐냐고 묻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이번 주 목요일 오후에 할 행사야”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리는데 승규가 벌떡 일어섰다.“선생님, 무슨 요리를 하는데요? 어디서 요리를 해요?”“학교 강당에서 요리를 할 거야. 어떤 요리를 할 건지, 재료 준비, 조리 도구까지 모두 조별로 알아서 해야 해.”“그럼 심사는 누가 해요? 심사 기준은 뭐예요?”이번엔 지원이가 일어섰다.